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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브리튼 연합왕국

등록 2016-06-22 17:46수정 2016-06-22 19:12

영국의 공식 이름은 ‘그레이트브리튼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이다. 영국이 다민족 국가임을 잘 보여준다. 그레이트브리튼은 한반도 크기의 이 나라 최대 섬이다. 여기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가 있다. 5세기께 이 섬 남쪽에 들어온 앵글, 색슨 등 게르만인은 원주민인 켈트인을 밀어내고 나라를 만든다. 이것이 잉글랜드다. 서쪽으로 쫓겨난 켈트인이 정착한 곳이 웨일스이고, 잉글랜드 북쪽에선 픽트인·스코트인·브리튼인 등이 스코틀랜드 왕국을 세운다.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1536년 통합한다. 당연히 인구가 많은 잉글랜드가 주도한다. 1707년에는 스코틀랜드까지 합쳐져 그레이트브리튼 연합왕국이 된다. 1801년에는 옆 섬인 아일랜드가 강제로 이 연합왕국에 합병됐으나 1949년 아일랜드공화국으로 독립하고 섬의 북쪽 지역만 영국의 일부로 남는다.

영국민은 18~19세기에 단일의식을 갖게 된다. 정체성 형성에 기여한 결정적 요인으로는 개신교, 전쟁, 제국 등이 꼽힌다(<영국사-보수와 개혁의 드라마>). 이 가운데 영국민을 가장 근본적으로 결속시킨 것은 제국이다. 예컨대 캐나다, 인도, 서인도제도 등지의 식민지는 영국민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을 제공했다. 전쟁 상대자로는 특히 19세기 초까지 100년 이상 맞선 프랑스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영국에는 이런 결속 요인이 없다. 식민지는 모두 독립하고 개신교는 쇠락했으며 과거 프랑스와 같은 고정된 적도 없다. 게다가 옛 식민지 지역과 동유럽·아프리카 등에서 들어오는 이민자가 꾸준히 늘어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한다. 영국민의 뿌리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정체성 위기는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를 통해 표출된 바 있다. 23일 실시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투표 역시 정체성 문제와 깊이 얽혀 있다. 300년 넘게 지속한 ‘브리튼 연합왕국’의 시효가 끝나가는 걸까.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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