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인 지난 3월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머물던 삼성동 자택 주변이 경찰 병력과 취재진, 지지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을 매각했다. 대지 484.00㎡(146평), 건평 317.35㎡(96평), 지하 1층, 지상 2층 벽돌집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계 입문 뒤에도 웬만하면 집 바깥을 벗어나지 않았다. 국회의원이었지만 의원회관에 있을 때는 거의 없었고, 선거 때 전국 유세를 할 때도 잠은 꼭 삼성동에 돌아와서 자곤 했다. 바깥에서 1박을 했다는 게 신문기사가 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도 주로 관저에 머물고, 세월호가 침몰하는 그 순간에도 관저를 떠나지 않았던 습성은 ‘삼성동’에서부터 이어진 것이다.
담장 높이만 6m로 외부와 벽을 쌓았다. 최순실씨와 ‘문고리 3인방’은 자유로이 드나들었다. 1990년 집을 처음 구입할 때도 최씨의 모친 임선이씨가 계약한 것으로 특검 조사에서 나타났다. 당시 임씨 집은 삼성동 집에서 도보 15분 거리였다. 임씨 집은 최씨가 물려받았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친박계 좌장이던 김무성 바른정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돈이 다 떨어졌다”며 삼성동 집을 20억원에 팔자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불같이 화를 냈다. 김 위원장이 ‘비박계’로 분류되기 시작한 출발점도 ‘삼성동 집’인 셈이다.
1990년 삼성동 집 구입대금 10억5천만원에는 10·26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청와대 금고에서 찾아 건넨 6억원도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텔레비전 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로부터 “증여세는 냈냐”고 추궁을 받자, “사회 환원하겠다”고 했다. 시기는 못박지 않았다. 환원 금액도 6억원인지, 현재 추정가치인지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이사할 내곡동 집 매입가는 28억원이어서 39억원이 남았다. 또 공식 재산으로 예금 10억원이 있다. 아마 변호사 비용, 추징금,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것이다. 사회 환원 약속을 지킬지는 알 수 없다.
권태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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