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따라 투표용지나 투표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우리나라는 투표용지의 후보자란에 도장을 찍는 ‘기표식’이다. 7일(현지시각) 대선이 치러진 프랑스는 ‘쇼핑식’이다. 지지 후보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를 골라 투표함에 넣는다. 또 프랑스는 투표함이 투명하다. 지지 후보의 투표용지를 별도의 봉투에 담아 투명한 플라스틱 투표함에 넣는다. 개표도 바로 그 기표소에서 한다. 이른바 분산개표다. 우리나라는 집중개표 방식이다. 전국 1만3964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251개 개표소로 투표함을 옮겨 개표한다.
일본은 유권자가 후보 이름을 투표용지에 써넣는 ‘자서식’이다. 이름에서 글자 하나를 빼먹거나 별명을 써도 유효표로 인정한다. 하지만 이름 외에 다른 걸 쓰면 안 된다. 예를 들어 ‘화이팅 홍길동’이라고 쓰면 무효다. 미국은 기명투표를 인정하는 주가 여럿 있다. 투표용지에 인쇄돼 있지 않은 후보 이름을 직접 써넣는 방식이다. 50개 주 중 41개 주가 인정한다. 2010년 알래스카 연방상원의원 선거 때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기명투표로 당선된 경우가 있다.
투표 인증샷은 국제적 논란거리다. 우리나라는 이번부터 인증샷에 지지 후보의 선거기호를 손가락 등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국의 경우 많은 주에서 인증샷이 불법이지만 뉴햄프셔, 인디애나에선 금지 규정이 폐지됐다. 인증샷 논란은 미국 법정으로 비화했다. 인증샷 금지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 위반이라는 주장과, 인증샷이 표를 사거나 투표를 강요해서 해가 된다는 주장이 맞선다.
9일 치러지는 19대 대선의 투표용지 길이는 28.5㎝다. 후보가 15명이라 가장 긴 대선 투표용지가 됐다. 후보자가 늘면서 후보자당 기표란이 다소 좁아졌다. 투표용지는 가로는 10.0㎝로 제한되지만 길이는 후보자 수에 따라 유동적이다.
백기철 논설위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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