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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엘프필하모니와 한강 개발 / 김영희

등록 2017-07-11 17:45수정 2017-07-11 19:07

독일 함부르크 하펜시티에 위치한 콘서트홀 엘프필하모니의 전경. 엘프필하모니 누리집
독일 함부르크 하펜시티에 위치한 콘서트홀 엘프필하모니의 전경. 엘프필하모니 누리집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각국 정상 부부가 참석했던 문화공연은 독일이 올해 1월 개관한 함부르크의 새 랜드마크를 세계에 자랑하는 자리였다. ‘엘피’라고도 불리는 엘프필하모니는 현존 콘서트홀 중 가장 크고 가장 뛰어난 음향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세계적인 일본의 음향설계가 도요타 야스히사가 맡은 2100석 규모의 대극장은 무대를 가운데 두고 객석이 감싸는 비니어드 스타일(포도밭형)로, 어느 자리에서나 고른 음향을 느낄 수 있다. 엘베강가에 위치한 건물의 스카이라인은 하늘에서 춤추는 듯 또는 물결치는 듯 하다. 1960년대 만들어진 37m 높이의 옛 코코아 창고를 그대로 둔 채 크리스털과 철제로 건물을 올린 ‘건물 위의 건물’ 콘셉트의 설계는 스위스의 헤어초크·드뫼롱 건축가 사무소가 맡았다.

2007년 착공 당시에 비해 최종적으론 예산이 3배 이상 뛰며 1조원을 넘겨 논란이 됐지만, 비슷한 해외 프로젝트와 비교할 때 합리적인 비용이라는 여론 또한 형성됐다. 이는 엘피 건설을 포함한 함부르크의 도시재생 계획인 ‘하펜시티 프로젝트’가 오랜 세월 시민들의 공감 속에 진행되어온 덕분일 것이다. 함부르크는 운하를 이용한 물류가 줄어들며 쇠락해진 부두 주변지역을 주거·쇼핑·사무실·공원 등으로 살리는 하펜시티 프로젝트를 2000년 시작해 2025~2030년 완성을 목표로 지금도 진행중이다. 인근에 19세기 창고들이 즐비한 세계문화유산 슈파이허슈타트가 있는 지역답게 가장 오래된 창고는 국제해양박물관으로, 전기보일러실은 정보센터로 변모했다. 독일 미디어그룹 슈피겔 본사와 세계 최대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본부가 이 하펜시티에 입주했다.

도요타 야스히사가 설계한 엘프필하모니 대극장 모습. 엘프필하모니 누리집
도요타 야스히사가 설계한 엘프필하모니 대극장 모습. 엘프필하모니 누리집

토지 개발규모가 약 2.2㎢에 이르는 하펜시티 프로젝트는 유럽에서도 가장 큰 재개발사업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08년 이곳을 방문해 ‘한강르네상스’ 구상에 참고하기도 했다.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강 통합선착장과 수변시설 건설 계획의 밑그림을 내놓으며 한강 개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원형을 보존한 개발, 긴 세월 개발이 가능케 한 시민들의 공감, 여전히 하펜시티 프로젝트에선 배울 게 많다.

김영희 논설위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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