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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삼성 위기론’의 허실

등록 2017-08-27 18:25수정 2017-08-27 19:11

또 ‘삼성 위기론’이 쏟아져 나온다. 요약하면 ‘이재용 실형→총수 공백→삼성 위기→한국경제 타격’이다. 국가경제를 위해서라도 삼성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 우리 국민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6개월 전 이재용 부회장 구속 때도 그랬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삼성은 오히려 더 잘나갔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112조원, 영업이익 24조원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1%와 62% 증가했다. 사상 최고 실적이다. 매출에선 인텔을 뛰어넘고 영업이익은 애플을 추월했다. 반도체 투자도 12조5천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세계 반도체 투자액의 26%에 이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삼성 총수의 비리가 드러날 때마다 위기론으로 덮으려 하자, 전성인 홍익대 교수가 올해 1월 실증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의혹’이 폭로된 2007년 10월부터 이 회장이 특별사면된 2009년 12월까지를 대상으로 회귀분석을 했는데, 이 회장 처벌 여부와 삼성전자 경영실적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오지 않았다.

당장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총수 공백이 길어지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적당히 하고 풀어주라는 얘기다. ‘이재용과 삼성’을 동일시하는 주장이다. 삼성이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꼴이다. 불법행위로 처벌받은 것은 이 부회장과 측근들이지 삼성이 아니다. 삼성에는 내로라하는 전문경영인이 즐비하고 삼성을 지금의 일류기업으로 만든 23만여명의 임직원과 수많은 협력업체가 있다.

삼성의 위기는 기업의 역량을 계속 엉뚱한 데 쏟아부을 때 찾아올 수 있다. 세상의 변화에 눈감은 채 편법 승계와 총수 1인 지배체제 구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혁신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이게 진짜 위기다.

안재승 논설위원 jsahn@hani.co.kr

▶ 관련 기사 : “삼성 경영 공백 걱정, 몇십년 동안 해온 같은 얘기”

▶ 관련 기사 : [한겨레 사설] ‘정경유착 단죄’에 딴지 거는 세력, 삼성 변호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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