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에는 녹란색’. 삐뚤빼뚤한 손놀림이지만 누구보다 진지하다. 맞춤법 조금 틀린들 어떠하랴. 또박또박 한 글자씩 정성껏 써내려가는 모습이 어여쁘기만 하다. 아마도 ‘봄에는 노란색’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거겠지. 가을비가 내리던 27일 오전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 한글백일장에 참가한 한 외국인 학생이 우산도 쓰지 않은 채, 열심히 배운 한국어 실력을 뽐내던 모습에서 덩달아 나도 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껴본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