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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금리의 ‘심술’ / 정남구

등록 2018-02-06 17:59수정 2018-02-06 19:10

매년 10g짜리 황금알을 하나씩 낳는 거위가 있다. 현재 금값이 1g에 5만원이면, 거위 값은 얼마쯤 할까? 시장금리가 10%라면 이 거위는 500만원 안팎에 거래될 것이다. 올해 낳은 황금알은 50만원(5만원×10g)이고, 내년에 낳을 황금알은 1년치 이자 5만원을 제하고 45만원을 받을 수 있다. 내후년에 낳을 황금알은 2년치 이자를 빼고 미리 돈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앞으로 낳을 황금알 값을 모두 더하면 500만원이 된다.

이자율이 10%에서 5%로 떨어지면 거위 값은 어떻게 될까? 내년치 황금알은 1년치 이자 2만5천원을 제하고 47만5천원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앞으로 낳을 황금알 값을 모두 합치면 1000만원이 된다. 이자가 절반으로 떨어지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값’은 갑절로 뛰는 것이다. ‘이자의 마술’이다. 반대로 금리가 오를 때는 값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심술을 부린다.

경기가 나쁠 때 통화당국은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리게 하려고 이자율을 낮춘다. 그리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가 상승 기미가 보이면 금리를 올린다. 경기 바닥 국면에서 저금리 때문에 주식 값이 뛰는 국면을 일본의 증권 분석가 우라카미 구니오는 ‘유동성 장세’ 또는 ‘금융 장세’라고 했다. 그 뒤 금리가 오르는데도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주가가 오르는 국면을 ‘실적 장세’라고 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다우지수가 지난 2일 666 떨어진 데 이어, 월요일에 1175.21(4.60%)이나 내렸다. 다우지수는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 7천을 밑도는 수준까지 폭락했다가, 지금(2만4345)까지 거의 8년가량 계속 올랐다. 2016년 말까지 이어진 제로금리가 원동력이었다. 지금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주가 급락을 촉발하고 있다. 초저금리가 하도 오래간 까닭에 이번엔 ‘금리의 심술’이 길어질 수도 있겠다.

정남구 논설위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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