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겨울이 따라와 영하의 날씨와 찬 바람이 도시를 휘돕니다. 쪽방조차 구하지 못한 길 위의 세입자는 종이상자를 요 삼아 몸을 뉘었습니다. 하염없이 떨어지는 은행잎조차 바람에 날려가 이불이 되어주지 못하네요.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바삐 지나갑니다. 이 이웃에게 눈길이라도 한번 나눠줄 사람 누구일까요. 하늘을 찌를 듯 지어지는 초고층 아파트 청약은 경쟁률이 천정부지라는데…. 서울 종로 20191121.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