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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팬데믹, 인포데믹, 그리고 가짜뉴스 / 김이택

등록 2020-03-16 16:44수정 2020-03-17 02:38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1일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했다. 팬데믹은 그리스어로 ‘모두’를 뜻하는 팬(pan)과 ‘사람’이란 뜻의 어원을 가진 데믹(demic)의 합성어다. 즉 감염병이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단계가 됐다는 의미다. 국립국어원은 이를 ‘세계적 유행’이란 말로 대체해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전염병 경보는 1~6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동물들 사이에 한정된 전염, 2단계는 사람에게 전염된 상태, 3·4단계는 사람 사이에 유행병으로 확산하는 상황, 5단계는 최소 2개국 이상에서 유행하는 경우로 에피데믹(epidemic)이라 부른다. 마지막 6단계가 다른 대륙으로 번져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팬데믹’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선언한 팬데믹은 지금까지 두차례밖에 없었다. 1968년 홍콩에서 처음 발생한 홍콩독감은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베트남 등 주변 국가를 거쳐 유럽·남미·아프리카까지 확산돼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았다. 2009년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플루 역시 미국을 거쳐 전세계로 퍼졌다. 돼지를 통해 발생한 탓에 초기엔 돼지독감으로 불리기도 했다. 214개국에서 발병해 1만8500여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75만명이 감염돼 250여명이 희생됐다. 세번째 팬데믹인 코로나19는 16일 현재 156개 나라에서 17만여명의 감염자와 6500여명의 사망자를 낳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월 초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과도하게 넘쳐 괴담을 낳고 있다”며 이를 ‘인포데믹’(infodemic)이라 불렀다.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에피데믹(epidemic)의 합성어로 ‘정보전염병’이란 뜻이다. 클린턴 정부 상무차관 출신의 데이비드 로스코프가 2003년 5월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사스 공포로 아시아 경제가 추락한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인포데믹은 한번 발생하면 즉시 대륙을 건너 전염된다”며 처음 사용했다.

“집회 나오면 코로나 안 걸린다”는 식으로 전광훈·허경영씨 등이 퍼뜨리는 명백한 가짜뉴스는 전염력이 약하다. 그러나 유력 언론들이 의도를 갖고 내보내는 중국 때리기나 ‘코로나 난리통에 딸기밭 간 노조’ 같은 혐오 조장 가짜뉴스는 그럴듯해서 더 위험하다.

김이택 논설위원 ri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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