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곳이 어디 한두 곳이겠는가. 아직 그 피해를 모두 복구하지 못했는데 다시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2일 새벽 서울 마포구 한강공원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는 참게를 보았다. 불어난 강물에 밀려온 흙더미도, 거칠게 깨져나간 도로 귀퉁이도 순간순간 게걸음을 막아선 장애물이다. 그러나 그는 잠시 멈춰 가야 할 길을 가늠할지언정 그 여정을 멈추지 않았다. 이 순간에도 일상으로 돌아가려 애쓰는 많은 이들을 생각한다. 참게의 성실한 걸음이 그를 집으로 이끌었듯이 다들 무사히 귀가하기를. 한껏 몸을 부풀린 자연의 힘 앞에 다시 한번 모두의 안녕을 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