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의 푸른 조명 아래 벨루가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그를 반기며 두꺼운 아크릴벽에 손을 대어 인사한다. 커다랗고 하얀 그 몸짓과 표정이 사랑스럽다. 그러나 내려놓았어야 할 마음이다. 넓은 바다를 헤엄치던 생명이 인간을 위해 좁은 수조에 적응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일방적인 욕심이었다. 셋 중 둘을 잃고서야 남은 한마리의 방류가 결정됐다. 롯데아쿠아리움은 2021년까지 벨루가를 방류적응장으로 이송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루한 여름의 끝자락에서 하루라도 빨리 그가 푸른 바다로 돌아가길 바라며 서둘러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사랑해서 미안했어. 부디 그날까지 건강하렴. 그리고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