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대북 적대시 정책의 하나로 꼽으며 중단을 요구해, 올해 한반도 정세의 중대 분기점으로 꼽히는 이것을 가리키는 군사용어는 무엇일까?
1)한·미연합훈련 2)한·미연합연습 3)한·미합동훈련 4)한·미합동연습
정답은 2번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연합과 합동이란 말을 엄밀하게 구별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선 이 둘을 비슷한 말로 여겨 혼용한다. 하지만 군사용어로는 연합과 합동은 전혀 다른 뜻이다.
합동참모본부가 펴낸 <군사용어사전> 등을 보면, 연합(Combined)은 2개 이상의 나라가 공통 목적을 위해 협력하는 것을 말한다. 동맹국 군대들이 벌이는 작전은 연합작전이다. 국군과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사령부 이름이 한·미연합사령부다.
합동(Joint)은 국군을 이루는 육해공군 같은 군종 가운데 2개 이상이 참가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를테면 육군과 공군이 함께 작전을 하면 합동작전이다. 육해공군 작전부대를 작전지휘 감독하는 곳이라 이름이 합동참모본부다. 간단하게 말하면 국군이 미군 등 외국 군대와 함께 하면 연합이고, 우리 육해공군이 같이 하면 합동이다.
군사용어상 훈련과 연습도 전혀 다른 뜻이다. ‘합참 훈령’은 연습(Exercise)을 ‘연합·합동 작전 과정에서 작전술 제대의 작전 기획·준비·시행을 포함한 군사 기동 또는 모의된 전시작전 시행 절차 숙달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연습은 작전계획을 시행하므로 전투, 전투 지원, 전투 근무 지원 절차와 교리를 적용해 최대한 실제와 같도록 실시한다.
훈련(Training)은 ‘전술 제대의 개인 및 부대가 부여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식과 행동을 체득하는 조직적인 숙달 과정’이다. 예를 들면 유격 훈련, 사격 훈련, 화생방 훈련 등이 있다. 규모와 강도를 따지면 연습이 훈련보다 훨씬 크고 세다. 흔히 한·미훈련이라 불리는 팀스피릿, 키리졸브, 을지프리덤가디언 등은 정확한 군사용어로는 ‘훈련’이 아니라 ‘연습’이다.
거의 해마다 3월에 한·미연합연습이 있었고, 북한은 이를 ‘북침 연습’이라고 강하게 반발해 한반도의 봄은 얼어붙었다. 올봄은 대결이 아닌 대화의 봄이 되길 소망한다.
권혁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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