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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허경영의 선견지명? / 신승근

등록 2021-02-10 15:17수정 2021-02-26 14:48

1997년 15대 대선, 2007년 17대 대선에 출마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의 공약은 나름 화젯거리가 됐다. 97년 대선에선 ‘토요휴무제’를 주장했는데, 노무현 정부에서 현실화했다. 2007년 대선에선 65세 이상 월 70만원 노인수당과 함께 ‘3천만원 출산수당, 1억원 결혼수당’을 공약했다. 다시 베이비붐이 오지 않으면 결국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무너진다며 출산과 직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의 불확실성에 대한 갈등을 뿌리째 뽑아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많은 이들이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그의 ‘황당 공약’이 많은 부분 현실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2014년부터 65살 이상 어르신에게 노인수당 월 20만원을 지급했다. 출산장려금은 이제 필수 복지 항목이다. 서울 강남구는 다섯째까지 낳을 경우 모두 143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결혼장려금도 확산 추세다. 전남 화순군은 올해 4월부터 1천만원의 결혼장려금을 지급한다.

‘허경영 공약’이 다시 소환됐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에서 독립해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으면 총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고 밝히자 경쟁자인 오신환 전 의원은 “나경영”이라고 조롱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나 전 의원과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가짜 약장수”, “허경영 같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허 대표는 최근 논란에 대해 “큰 틀에서 국민에게 돈을 지급한다는 공약은 허경영이 30년 전부터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것”이라며 “어떤 사람도 나중에 내 공약을 거치지 않고는 더 개혁적이고 좋은 공약을 할 수 없도록 한 나의 ‘길목전법’에 걸려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8일 국가혁명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결혼공영제, 출산공영제를 주장하며 ‘5천만원 출산수당’, ‘신혼부부에 결혼수당 1억원+주택자금 2억원 무이자 지원’, ‘미혼자에게 월 20만원 연애수당’ 등을 공약했다.

나경원 전 의원이 당 안팎의 비판을 아랑곳하지 않고 9일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면 ‘나경영’이 돼도 좋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허경영 논란’을 넘어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과 주거난 해소를 위한 정책 경쟁의 장이 되길 바란다.

신승근 논설위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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