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어느 날, 여의도 국회 둔치 운동장에 서울 각 지역의 쪽방촌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운동회를 열었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동심으로 돌아가 함께 뛰고 달리는 장애물경기. 그러나 마음만 10대로 돌아갔을 뿐 몸은 50대인 걸 어쩌랴. 과자깃대를 들고 있던 자원봉사자가 어른들의 애교 섞인 행동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웃는다. 승자에게 주어진 상품은 냄비 하나. 정겨운 우리 이웃들의 일상이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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