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국기게양대 중간에 조기처럼 걸린 태극기를 파주소방서 소방대원들이 고가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풀고 있다. 밤새 강한 바람 탓에 깃대에 감긴 태극기를 내리던 중 ‘오해할 만한 위치’에서 줄이 꼬이는 바람에 멈춰 버린 것이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민간 조문단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영결식을 이틀 앞두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방북한 직후였다. ‘정부조문단을 보내라’는 목소리에 귀 닫은 정부가 ‘조기를 내건 것인가?’ 하는 오해를 할 만한 상황이었다. 2시간여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꼬인 남북관계를 풀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뒤라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는 사건이었다.
파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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