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손수건
비 맞은 머리를 닦는데 손수건이 힘없이 찢어져 버렸다. 기억나지 않을 만큼 긴 시간을 함께했는데, 삭아서 찢어진 것이다. 가냘픈 손수건의 실오라기는 아침 이슬을 머금은 거미줄보다 더 힘없이 끊어져 버렸다. 여름날 이마의 땀을 닦았고, 때론 먼지 묻은 취재카메라 렌즈를 닦았다.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내 눈물을 닦아낸 손수건이다. 요즘 내 곁을 떠나는 것들이 늘고 있다. 잘 가거라 내 손수건(셀프 포트레이트).
김봉규 선임기자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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