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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는 황교익, 공직 맡을 자격 있나

등록 2021-08-18 18:55수정 2021-08-19 02:40

경기도 산하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로 지명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도 산하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로 지명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경기지사로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로 지명돼 ‘보은 인사’ 논란에 휘말린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18일 이 지사의 대선 경쟁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정치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고 막말을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이 된 ‘전문성 유무’를 떠나 공직 후보자로서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한다.

황씨의 막말은 이낙연 캠프의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이 촉발한 측면이 있다. 신 전 의원은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씨를 겨냥해 “일본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한국 음식은 그 아류라는 식의 멘트를 많이 했다.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공격했다. 황씨의 전문성이나 자질에 대한 평가를 넘어 ‘친일 프레임’을 씌운 것은 잘못이다. 황씨도 바로 페이스북에 “이낙연이 일본통인 줄 알고 있다, 일본 정치인과의 회합에서 일본 정치인의 ‘제복’인 연미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낙연은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고 맞받아쳤다. 여기까지는 인격적 모욕에 대한 반격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황씨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 청문회 바로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한 것은 도를 한참 넘어선 것이다. 특정 정치인을 지목해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섬뜩한 발언은 여야의 극한 충돌 국면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다. 황씨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선 2018년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이해한다”고 한 발언이 ‘보은 인사’ 논란으로 이어진 것과 관련해 “극렬 문파들은 저와 관련된 모든 곳에 일 주지 말라고 하루에 몇십 통씩 전화해서 일을 방해했다. 사람을 죽이려고 덤비는 악마들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 또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직 후보자라면 결코 하지 말았어야 할 발언이다.

이재명 캠프 내부에서도 황씨에 대한 지명 철회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황씨는 “네거티브의 희생양이 될 생각이 없다”며 “대통령 할애비가 와도 내 권리를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결국 인사권자인 이 지사가 결자해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비전과 정책을 놓고 경쟁해야 할 여당 경선이 막말 파문에 휩싸이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치열한 경쟁이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고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는 걸 양쪽 캠프 모두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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