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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주주 신뢰’ 깨버린 카카오페이 임원들의 스톡옵션 처분

등록 2022-01-10 18:30수정 2022-01-11 02:32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행사로 '먹튀' 논란에 휩싸여 결국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 후보에서 10일 자진사퇴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연합뉴스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행사로 '먹튀' 논란에 휩싸여 결국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 후보에서 10일 자진사퇴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연합뉴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10일 차기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류 대표는 지난달 초 스톡옵션(주식매수 선택권)을 행사해 받은 카카오페이 주식을 임원들과 함께 대거 처분해 주가가 급락하는 빌미를 제공한 일로 주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카카오 노동조합이 대표 내정 철회를 요구하며 사상 첫 쟁의 행위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경고하자 결국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류씨를 신임 공동대표 후보로 선정해 발표한 것은 지난해 11월25일이다. 그 뒤 보름가량 지난 12월10일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받은 주식 23만주를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팔아치웠다. 주당 5천원에 매수해 20만4017원에 팔았으니, 457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류 대표는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주주들이 보기엔 그런 선의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소가 많았다.

무엇보다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 불과 한달여 만에, 그리고 코스닥200지수에 편입된 당일 주식을 처분한 탓에 비판이 쏟아졌다. 본인의 차익 실현은 극대화했지만, 주가가 최고치에 이르렀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꼴이라는 것이다. 류 대표 말고도 신원근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3만주) 등 임원 7명이 스톡옵션 주식 21만여주를 팔았다. 상장사 임원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회사 주식을 내다판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카카오페이가 상장할 때 공모주를 배정받은 기관투자가들은 공모 물량의 60%가량을 상장 뒤 일정 기간 팔지 않기로 확약했다.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이 역대 최고였다. 우리사주 조합원들도 1년간의 보호예수 기간이 지나야만 주식을 팔 수 있다. 이들의 믿음과 기대를 정면으로 배반한 카카오페이 임원들의 스톡옵션 주식 대량 매도 이후 카카오페이와 카카오 주가는 10일까지 20% 넘게 하락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등 자회사의 신규 사업이 중소 사업자들과 충돌하며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김범수 의장이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의 가족 경영 문제도 불거졌다. 김 의장이 골목상권 사업 철수, 5년간 3천억원 규모의 상생기금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경영 개선 계획 등을 밝히고 사과했다. 이번 스톡옵션 논란도 카카오 차기 대표 자리에 계열사 사장을 앉히는 김 의장의 ‘동아리식 경영’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흘려듣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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