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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윤 대통령 출근길 문답 중단, 소통 내용·인식 바뀌어야

등록 2022-07-11 18:15수정 2022-07-12 02:38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했다. 대통령실은 “국민소통관 기자실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는데, 설명이 썩 명쾌하진 않다. 출근길 문답이 최근 국정지지율 폭락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에 따른 중단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과의 소통 약속을 지켜나가면서도, 그동안 문답에서 드러났던 인식의 문제점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은 수긍할 만하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조처는 유독 언론과의 접촉면을 대폭 줄이는 데만 초점이 맞춰졌다. 더구나 전날 오후 이미 대통령실과 출입기자들이 코로나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출근길 문답에 4명씩 풀단을 짜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는데, 이걸 반나절 만에 아무 상의 없이 바꿔 일방적으로 중단 통보한 것이다. 출입기자 중 확진자가 9명에 이른다고 하나, 코로나 재유행에 따른 우려가 기자실에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닐 터이다. 다른 분야에 대한 대책은 없이 언론과의 접점만 줄이겠다고 하니 온갖 정치적 해석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최소화하겠다”고 했고 “대변인 브리핑도 가급적 서면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기자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취재할 기회가 제한되는 동시에 대변인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후속 질문을 던지며 사실을 파악해가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만에 하나 지지율 하락을 일단 멈추기 위해 출근길 문답을 중단하는 것이라면, 그 자체로 약속 파기일뿐더러 선후관계를 혼동한 얄팍한 계산일 뿐이다. 30%대까지 폭락한 국정지지율의 배경은, 인사 문제 지적에 “지난 정권에서도 민변 출신이 다 하지 않았나” “전 정권에서 이런 훌륭한 장관 봤냐”고 답하는 윤 대통령의 인식 자체임은 누구나 아는 바다. 시대적 과제인 ‘통합’은 외면한 채 건건이 남 탓만 하고 자신의 책임을 돌아보지 않는 인식과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언론과의 접촉을 막는다고 국민들의 실망감이 해소될 리는 만무하다. 자신을 찍었던 유권자마저 돌아서고 있는 지금 상황에 대통령은 깊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통령실은 감염을 막으면서 소통을 이어갈 방안 또한 찾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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