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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적 채용’ 논란, 권성동의 알맹이 빠진 ‘늑장 사과’

등록 2022-07-20 18:38수정 2022-07-21 02:10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대통령실 우아무개 행정요원의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9급 갖고 뭘 그러나” 등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뒤늦게 진화에 나선 것이다. 부적절한 표현에 대한 사과는 물론, 대통령 지인 자녀와 인척 등의 대통령실 채용 경위 등도 소상히 밝혀야 한다.

권 대행은 이날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강원 강릉시 선관위원의 아들을 대통령실 행정요원으로 ‘채용 청탁’했다고 밝히면서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는 등의 언급을 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선 캠프에서 헌신한 ‘공로’에 따라 적법하게 채용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실은 공개 채용 제도가 아니고 비공개 채용 제도, 소위 말하는 엽관제”라며 “(이들은) 검증과 여러 가지 자질·능력 등을 평가한 뒤에 채용됐다”고 밝혔다.

역대 정부의 대통령실에는 각 부처에서 파견된 직업공무원과 별정직 공무원이 함께 근무해왔다.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부르는 별정직 공무원은 선거 과정에서의 역할·공헌도 등을 고려해 채용된다. 하지만 대개 여당 의원의 보좌관 또는 당직자,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주를 이뤘다. 선거 캠프에서 ‘열심히 일했다’는 모호한 이유로 대통령 지인 자녀, 인척 등이 채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현 정부 대통령실의 경우 인원이 과거보다 축소되면서 캠프에서 활동했던 실무진 중에서도 대통령실에 입성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국가운영의 중추인 대통령실 근무 경력은 주요한 이력이 된다. 여권에서는 대선 캠프에서의 활동을 강조하지만, 캠프 참여 기회 자체도 누구나 갖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자신들이 국정철학으로 내건 ‘공정과 상식’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을 반성하기는커녕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오늘도 컵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박탈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사적 채용’ 논란을 정치 공세라고 주장하기 전에, 왜 이 사안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지 돌아보고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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