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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까지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조7천억원 줄었다. 이연세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를 빼더라도 실질적인 세수 감소액이 6조9천억원에 이른다. 고용이 둔화되고 소비활력도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세수 전망도 밝지 않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초 세입 예산을 잡았던 것보다 (올해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수 펑크’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올해 정부예산에 총국세 수입은 400조5천억원으로 지난해(395조9393억원)보다 4조5천억원 많다. 이런저런 감세를 많이 해 세수 증가폭을 줄여놓은 것이다. 그런데, 1월 1조5천억원이던 실질 세수감소액이 2월까지 6조9천억원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올해 세수 펑크는 물론이고 지난해보다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1990년 이후 국세 수입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다섯번 있었는데, 1% 넘게 준 것은 1998년 외환위기 때와 코로나19 위기 때인 2020년 두차례뿐이었다.

올해 총국세 수입 감소가 현실화된다면, 경기후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부자 감세를 단행한 탓이 크다고 봐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회에서 의결한 세법 개정에 따라 올해 6조원, 2024년 8조4천억원 세수가 줄 것이라고 추계했다. 그런데 정부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된 뒤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율을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더 확대했다. 감세규모는 더 커지게 됐다.

경기후퇴 국면에서는 정부가 재정으로 대응해야 할 영역이 늘어난다. 그런데 세수 결손에다 전년 대비 세수 감소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어 정부의 손발이 묶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숙박비 3만원, 여행비 10만원 지원을 뼈대로 한 내수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마중물로 쓰겠다는 돈이 겨우 기금 600억원에 불과해, ‘그 돈으로 무슨 내수 활성화냐’는 비웃음을 샀다. 고용 부진에다 내수 부진의 골이 더 깊어지면 어찌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경기후퇴 때 재정이 제구실을 못 하면, 나라경제의 성장잠재력까지 훼손될 수 있다. 내년도 예산안을 짜기에 앞서 부자 감세에 매달리고, 복지 지출을 삭감하는 재정정책 기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