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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진정성 없는 이명박 시장의 사과와 해명

등록 2006-03-20 22:57

사설
이명박 서울시장이 어제 이른바 ‘황제 테니스’ 파문과 관련해 “공직자로서 사려 깊지 못한 점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 드린다”고 밝혔지만, 남산 테니스장의 독점 사용이나 로비 의혹 등에 대해서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잘못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미안하다는 식으로, 사과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테니스 사건의 핵심은 특권의식에 젖어 있었던 것과 공직윤리가 결여된 점이다. 이 시장의 기자회견을 보면 이런 데 대한 인식이 아직도 한참 부족한 것 같다. 유감이다.

이 시장은 “황제 테니스가 준비돼 있었다면 시간 날 때마다 가면 되지 왜 비서실에서 2~3일 전에 일정을 통보했겠느냐”며 특권을 누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시장의 주말 테니스 편의를 위해 서울시테니스협회장과 서울시체육회 고위간부라는 사람이 약 3년 동안 일반회원을 배제한 채 코트를 예약했던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더구나 때로는 이 시장의 파트너로 전현직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들이 대기하기도 했으며, 문제가 될 때까지 어느 누구도 3천여만원에 이르는 요금을 내지 않았는데도 특권이 없었단 말인가. 또 잠원동 학교터에 건설된 실내 테니스장을 둘러싼 로비 의혹 등도 납득할 만한 해명이 나오지 않았다.

설사 이런 ‘실무적’인 일들을 시정에 바빠서 몰랐다는 이 시장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이 정도로 드러난 만큼 두루뭉술 사과하고 넘어가겠다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3만여원의 골프요금 대납에 내기 판돈 40만원으로도 국무총리가 물러날 만큼 공직자의 엄격한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시대다. 진실된 해명을 바탕으로 그에 따른 합당한 조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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