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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통령-여야 대표 3자 회동’ 제안, 윤 대통령 화답해야

등록 2023-10-23 18:16수정 2023-10-24 02:4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 등과 대화하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 등과 대화하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함께 만나는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했다. 김 대표가 앞서 제안한 여야 대표 회담 대신 대통령까지 참석 범위를 확대하자고 역제안을 한 것이다. 민생 악화로 여야 협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제의라고 본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권칠승 수석대변인을 통해 회동을 공개 제안했다. “대통령이 민생과 정치 복원을 위해 직접 나서야 할 때라고 보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제안 즉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며 부정적 반응부터 보인 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김 대표가 지난 22일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는데, 이 대표가 대통령을 포함하는 ‘3자 회담’으로 역제안하는 것이 김 대표 입장에선 썩 마뜩잖은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여야 대표만 만나기보다는 행정부 수반이자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까지 함께하는 자리가 어느 모로 보나 생산적이고 효과적인 건 당연하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국정 동반자다. 언제든 수시로 만날 수 있어야 하는데, 무슨 ‘여건’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현재 정국이 막힌 건 여야 간 문제를 넘어선다. 대통령이 당정 관계를 장악하고 있어 여야 대표 만남에서 뭔가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여당 대표는 대통령 만나기 위한 징검다리도 아니고, 대통령 못 만나게 막는 방화벽도 아니다. 또 대통령은 알현의 대상이 아니다. 이런 회동은 윤 대통령이 먼저 제안했어야 맞다. 입법의 문을 통과하지 않는 국정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뒤 여야 대표를 서둘러 초청해 만났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이 다 그랬다. 유독 윤 대통령만 집권 1년5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와 만나지 않고 있다. 여소야대 정권에서 야당 대표에게 협조를 구하지 않겠다면, 뭘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건가. 이 대표가 피의자라 기피한다는데, 개인 윤석열과 개인 이재명이 만나는 게 아니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는 것이다. 또 이번 제안은 김 대표까지 세 사람이 만나자는 것이다. 대통령부터 여야 대표까지 한목소리로 ‘민생’과 ‘협치’를 강조하고 있으니 못 만날 이유가 없다.

보궐선거 참패 뒤 대통령은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제안 수용 여부가 진정성을 가릴 시금석이 될 것이다. 또 핑계를 찾아 거절하는 일을 반복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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