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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행정망 마비에 갈팡질팡, 총체적 무능 드러낸 정부

등록 2023-11-19 18:24수정 2023-11-20 02:43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 복구를 위한 현장점검 진행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 복구를 위한 현장점검 진행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정부 행정전산망 오류로 대국민 민원 서비스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비상 상황인데도 신속하게 원인 파악과 장애 복구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른 오전에 발생한 일인데도 국민들에게 긴급 안내 문자조차 발송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는 정부가 전산망 장애 복구 과정에서 총체적 무능을 드러낸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전산망 마비 사태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9일에서야 문제를 일으킨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쓰는 전산망인 ‘새올’에 접속하는 인증시스템의 네트워크 장비 문제로 장애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18일 오전 해당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한 뒤 ‘정부24’(온라인 민원 서비스)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같은 날 오후 ‘새올’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행안부는 네트워크 장비에 왜 오류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행정 재난’이라고 할 만한 전산망 마비 상황에서 정부 대응은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6일 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전산망 네트워크 장비의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한 뒤 벌어졌다. 다음날 오전 공무원들이 전산망에 접속하지 못하면서 민원서류 발급이 중단됐다. 만 하루 동안 각종 증명서 발급과 수당 신청 등 1300여가지 항목의 서비스가 먹통이었다. 그런데도 원인을 규명하는 데만 꼬박 사흘이 걸렸다. 장애가 생긴 시스템을 바로 복구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주말을 앞두고 민원서류가 급한 이들에게 상황 설명과 향후 복구 계획 등을 안내하지도 않았다. 특히 전문가들은 비상 상황에서 정부가 우회 시스템을 통해 신속하게 서비스를 복구하지 못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정부는 국정 과제로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추진해왔다. 국가기관 전산망 유지와 민원서류 발급은 가장 기본에 해당하는 업무다. 20일부터 모든 시스템이 원활하게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철저한 원인 진단과 책임 규명, 재발 방지책이 뒤따라야 한다. 올해 들어서만 행정망 장애로 인한 혼란이 지난 3월 법원 전산망, 6월 4세대 나이스(교육행정정보 시스템)에 이어 벌써 세번째다. 지난해 카카오톡 먹통 사태 당시 백업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고 질타하던 정부가 정작 국가 전산망 마비에 이렇게 속수무책이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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