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당 지도부가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4%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도 41%로, 2주 전보다 4%포인트 내려갔다.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등락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여권 전체가 민심을 얻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온 상황을 고려할 때 싸늘한 여론에 담긴 국민의 경고를 여당과 청와대는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지지율 하락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 경제·민생에서 뚜렷한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 검찰 인사, 부동산 정책, ‘데이트 폭력 의혹 원종건 영입 파문’ 등이 민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50%로 나타났는데, 응답자들은 부정평가 이유로 ‘경제·민생문제 해결 부족’(24%), ‘인사문제’(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 부족’(5%), ‘부동산 정책’(5%) 등을 꼽았다. 민주당과 정부의 거듭된 약속에도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현실에 국민의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에서도 “당이 민심의 흐름을 잘못 읽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실 민주당은 그동안 자유한국당에 견줘 높은 당 지지율과 비교적 탄탄한 문 대통령 지지율에 기대 안일하게 대처해온 측면이 있다. ‘원종건 영입 사태’로 드러났듯 보여주기식 영입으로는 절대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걸 민주당은 엄중하게 인식하길 바란다. 정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대처 등에서 혼선을 자초하면서 과거 정부와 큰 차별성을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는 점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당과 정부 모두 말보다 성과와 실력으로 민심을 설득하는 데 온 힘을 쏟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