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1일 대학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 막판에 여야가 무책임한 선동과 막말로 선거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국민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대학로 유세에서 “이 정부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 이미 하는 것을 보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50대 남성이 9일 차량 선거운동을 하던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서울 광진을)를 향해 흉기를 들고 접근하다가 경찰에 체포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사건은 한마디로 해프닝이었다. 당시 오 후보도 입장문을 내 “불미스러운 상황이 생겼지만, 현장 조치가 잘돼 선거운동을 바로 재개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황 대표는 마치 정부가 사주한 것처럼 호도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선동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어 “근거 없는 정부 테러 주장으로 국민 불안과 공포심만 야기하는 황교안 후보는 대선 후보는커녕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백원우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1일 미래통합당을 “쓰레기 정당”이라고 막말을 했다. 백 부원장은 경기 시흥 지역 지원유세에서 미래통합당을 겨냥해 “국민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정당, 쓰레기 같은 정당, 쓰레기 같은 정치인”이라며 “저런 쓰레기들을 국민 여러분이 4월15일에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이 ‘코로나 정국’에서조차 발목잡기를 하는 것 등을 비판한 발언이라고 하나, 경쟁 상대를 “쓰레기”라고 부른 것은 지나쳤다. 미래통합당은 논평을 내어 “미래통합당 당원들, 더 나아가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자 우롱”이라고 비판했다. 백 부원장의 발언은 앞서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9일 “여야가 미움의 정치를 청산해야 막말도 끝날 수 있다”고 호소한 것과도 배치된다.
선거는 비전과 정책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아직까지도 선동이나 막말로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네거티브 전략은 선거전을 혼탁하게 만들어 국민의 ‘정치 혐오증’만 키울 뿐이다. 특히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으고 있는 때 치러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야 모두 앞으로 남은 이틀 간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