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양당 독점 강화한 선거법, 21대 국회서 손봐야

등록 2020-04-16 00:23수정 2020-04-16 06:5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비례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 최배근, 이종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지난 4월 1일 ‘민주당-시민당 선대위 연석회의’에서 소방관과 의료진을 응원하고 있다. 수원/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비례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 최배근, 이종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지난 4월 1일 ‘민주당-시민당 선대위 연석회의’에서 소방관과 의료진을 응원하고 있다. 수원/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양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와 개표 추이를 종합한 결과 더불어시민당은 16~20석, 미래한국당은 17~21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의당은 5~7석, 국민의당은 2~4석에 그치고 민생당, 민중당, 녹색당, 미래당 등 작은 정당은 단 한석의 비례대표도 배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진짜 민주당’을 자임한 열린민주당도 1~3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투표를 15.85% 개표한 16일 0시 현재 미래한국당은 35.09%, 더불어시민당은 33.20%를 득표하고,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8.62%, 6.18%를 얻는 데 그쳤다. 투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작은 정당의 의회 진출을 돕기 위해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가 되레 거대 정당 쏠림을 심화한 건 매우 유감스럽다.

이런 결과는 두 거대 정당이 선거법 개정 정신을 망각한 채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에 나설 때부터 예견된 것이다. ‘좌파정권 심판’을 명분 삼아 위성정당을 만든 미래통합당은 물론, 그들의 ‘의석 도둑질’을 막겠다며 가세한 더불어민주당 모두 뜻한 대로 비례 의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마냥 웃음 지을 일은 아니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비례 위성정당을 만든 건 헌정사에 남을 부끄러운 일이다. 더욱이 ‘의원 꿔주기’ ‘1+1 패키지 선거운동’ 등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유권자를 혼돈에 빠뜨렸다. 두 거대 정당의 이런 행태 때문에 작은 정당의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선택이 사표가 되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단점을 보완하려 도입한 ‘1인 2표제’도 사실상 무력화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입법을 위해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작은 정당과 ‘4+1 협의체’ 공조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던 더불어민주당의 성찰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미래통합당의 꼼수에 꼼수로 맞서 작은 정당들과의 약속을 저버렸고 결과적으로 이들 정당의 비례 의석을 빼앗았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21대 국회는 즉각 선거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다양한 색깔의 작은 정당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비례대표제를 만드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체포 뒤에도 ‘거부 남발’ 윤석열…전략이 아니라 착각이다 1.

체포 뒤에도 ‘거부 남발’ 윤석열…전략이 아니라 착각이다

대한민국 망치는 ‘극우 카르텔’…윤석열·국힘·태극기 부대 2.

대한민국 망치는 ‘극우 카르텔’…윤석열·국힘·태극기 부대

폭주하는 극우를 이기는 법 [박권일의 다이내믹 도넛] 3.

폭주하는 극우를 이기는 법 [박권일의 다이내믹 도넛]

한 사람의 영광과 오천만의 수치 [특파원 칼럼] 4.

한 사람의 영광과 오천만의 수치 [특파원 칼럼]

윤석열 ‘바보 전략’인가 ‘바보’인가 5.

윤석열 ‘바보 전략’인가 ‘바보’인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