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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트럼프의 ‘대선용’ 방위비 압박에 당당하게 맞서야

등록 2020-04-21 18:30수정 2020-04-22 02: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브리핑 도중 미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장소가 적힌 목록을 들어 보이며 “우리는 충분한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브리핑 도중 미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장소가 적힌 목록을 들어 보이며 “우리는 충분한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한국의 제안을 자신이 거부했다면서, “한국이 큰 비율을 부담해야 한다”고 또다시 우리 정부를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 사태를 막기 위해 한-미 협상단 차원에서 잠정 합의까지 갔던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한국은 전년 대비 최소 13%를 인상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한 요구를 계속 하면서 협상이 단시일 안에 타결되기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부자 나라 한국으로부터 방위비 대폭 인상을 받아냈다’는 전리품을 과시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한국이 부담한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를 내놓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요구 때문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우리가 (한국에) 대단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그들(한국)은 매우 적게 냈다”고 말했다. 동맹 체제가 한·미 모두에 이익이 되는 호혜적 개념이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미국이 일방적으로 시혜를 베풀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는 한국이 방위비 외에도 주한미군에 토지 무상 대여, 평택 기지 건설 등으로 큰 기여를 하고 미국산 무기를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구매하는 현실도 외면한다. 한국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미국에 진단키트를 비롯해 방역 물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으로부터 최대한의 방위비를 받아낸 뒤 이를 지렛대 삼아 일본과 유럽연합(EU)에도 대폭 인상을 요구하겠다는 속내도 다시금 드러냈다. 방위비 협상이 선거전용 ‘동맹 청구서’가 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미국 대선 전에 협상이 타결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끝까지 방위비 협정의 원칙을 지키며 당당하게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한-미 연합훈련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압박에 밀려 서둘러 타결을 할 필요가 없다. 정부와 국회는 협상의 볼모가 되어 무급휴직을 당한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을 우리 예산으로 지원하는 특별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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