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의 젊은 가수 7명이 세계 대중음악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우뚝 섰다. 1일(한국시각) 미국 빌보드는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알렸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한국 음악인이 정상을 차지한 건 1958년 이 차트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다. 아시아 가수로도 1963년 일본 사카모토 규 이후 반세기 만에 이뤄낸 자랑스러운 일이다. 보수적이고 자국 중심적인 미국 대중음악시장을 뒤흔든 팝 역사의 일대 사건이라 할 만하다.
이번 방탄소년단의 ‘핫 100’ 석권은 예측 가능했던 성공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반갑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세대가 공감하는 음악,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팬들과 격의 없이 가까워지는 소통 방식, 한국 아이돌그룹의 강점인 화려한 퍼포먼스 등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를 한 계단씩 올라갔다. 아시아와 유럽, 북미 시장으로 팬덤을 확장하면서 각종 음악상을 휩쓸고 빌보드차트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빌보드 앨범차트에서는 최근 앨범 네장을 연이어 1위로 올려놓으면서 싱글차트 1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싱글차트 1위는 앨범차트 1위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 앨범 판매를 위주로 집계하는 앨범차트는 응집력 높은 팬덤의 힘이 크게 작용하지만, 라디오 방송 횟수, 음원 판매량 등을 종합해 발표하는 싱글차트는 특정 세대나 취향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인기를 반영한다. 방탄소년단은 이 순위에서 2018년 ‘페이크 러브’로 10위, 지난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8위, 지난 2월 ‘온’으로 4위를 기록하며 나아가 마침내 1위에 올랐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세계 주류 음악시장에서 단단하게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김영대 평론가의 분석대로 “케이팝이 세계 시장에 진출한 지 20년 만에 이제는 한국인이 만든 음악을 세계인이 즐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올해 초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석권에 이어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한국 대중문화의 역량이 세계 문화산업의 표준을 만들어낼 만큼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기쁜 소식이다. 미국 현지 언론은 방탄소년단 인터뷰를 전하며 “다이너마이트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전세계에 긍정적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더 큰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7명의 젊은 음악인에게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