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기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1대 국회 2년차에 국민의힘을 이끌 새 원내대표로 4선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이 선출됐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30일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 끝에 66표를 얻어 34표를 받은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을 제치고 당선됐다. 그는 당선 뒤 “목숨 걸고 싸울 것은 싸우고 지킬 것은 지키겠다”며 “강력한 야당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독점하고 있는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해 “(민주당이 반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범법자 지위에 있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으로 1년 동안 원내사령탑으로서 정부·여당을 견제하며 야당의 존재감을 각인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 한달여 뒤 당대표 선출 때까지는 대표 권한대행으로 4·7 재보선 승리 이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당을 추슬러야 한다. 이후엔 ‘투톱’의 일원으로 내년 3월 20대 대통령선거까지 당을 이끌어야 한다. 김 원내대표가 아무쪼록 총선과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깊이 되새기며 성공적으로 책무를 수행하길 바란다.
4·15 총선에서 국민들은 민생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우며 무조건 정부 발목잡기에 몰두한 야당을 심판했다. 반면 재보선에선 집권세력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에 대해 책임을 물으면서 국민의힘에 반사이익을 안겨줬다. 다만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이나마 누리기까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속적인 당 쇄신 노력이 큰 역할을 한 건 분명하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당을 떠나자마자 탄핵을 부정하는 주장이 불거지는 등 쇄신과 담을 쌓고 총선 참패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만약 민생·개혁 과제에서 또다시 기득권 옹호와 발목잡기 구태를 되풀이한다면 국민의 엄중한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여당을 감시·비판하되, 늘 민생을 중심에 두고 대안으로 경쟁하는 야당이 돼야 한다.
김 원내대표 당선으로 ‘도로 영남당’ 우려 또한 더욱 커졌다. 김 원내대표는 “‘영남당’은 여권이 만든 프레임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제1야당의 특정 지역 편중이 고착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인 정당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