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한 내용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이 대표는 16일 공개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 한국 정치인으로 꼽으면서 “한국의 경제 개발을 선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평가와 관련해 “그 후 독재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다소 아쉬움이 있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근혜 키즈’로 꼽히는 그는 “나를 정치권에 발탁한 건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며 “탄핵에 몰리고 감옥에 가는 것을 보고 새로운 보수 정치를 이끌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당 대표 취임 뒤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제는 미래를 논하는 정치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보수 정당 대표가 빼놓지 않고 들리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지 않았고, 대신 독립운동가 묘역인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았다. 오히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5일에는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했다. 전당대회 출마부터 당 대표 취임 한 달까지 ‘중도층 겨냥’ 행보를 보이던 이 대표가 이날 인터뷰에서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박 전 대통령을 거론한 것을 두고 당내 전통 보수 지지층 다독이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차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당 대표직을 성공시키면 여러 가능성이 생길 것이지만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는 “선거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해 미숙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본인의 인기가 매우 높아 어디를 가나 환영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외교 영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내년 대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가장 공들이고 싶은 것은 국제관계 공부”라며 “한국 정치인은 국내 정치에 능해도 외교에는 아마추어적인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은 높아졌지만, 국제적 위상이 높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도쿄올림픽을 양국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데 아직 정상회담이 결정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양국은 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릴 것이 아니라 서로 양보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장래 이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짚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