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문제 논의를 위한 미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 소집 요구에 한국도 동참했다고 10일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최근 일련의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미-일 3국은 안보리 공개회의 소집을 공동으로 요청했다”며 “우리는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을 뿐 아니라, 직접 이해당사국으로서 이번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는 북한이 지난 7일 함경남도 신포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자, 9일 이사국 자격으로 안보리 공개회의 소집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안보리 5월 순회 의장국 자격으로 11일 오후 3시(미국 시각)로 회의 일정까지 곧바로 확정했다.
올 들어 북한은 모두 15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 시위를 벌였지만, 정부가 안보리 회의 소집 요청에 동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유엔 회원국은 특정 분쟁 사안을 두고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할 수 있고, 사안의 직접 이해당사국은 이사국이 아니어도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표결권은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한 15개 이사국에만 주어진다.
정부는 지난 3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대응을 위해 소집된 안보리 공개회의에도 이해당사국으로 참여했지만, 당시엔 소집을 주도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이양기에 안보리 회의 소집 요청에 동참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새 정부가 대북 제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 쪽은 지난달 북한에 공급하는 원유와 정제유 양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내용을 뼈대로 한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이사국에 제출해 회람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제재에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있지만,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자국이 의장국을 맡은 5월 안에 결의안을 표결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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