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웅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월2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권의 시선이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대 ‘97그룹’(1990년대 학번, 70년대생)의 싸움으로 몰리는 사이, ‘차세대 리더십’을 노리는 청년 정치인들의 당대표·최고위원 출마도 잇따르고 있다.
권지웅(34)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대명·반명·97로는 민주당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했다.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등 청년 주거권 활동을 해온 권 전 비대위원은 “집 없는 사람들의 문제를 풀어온 경험으로 ‘을’을 지키는 민생 최고위원”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10일에는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인 장경태(38)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했다. 장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청년 최고위원이 되겠다”며 청년 인재육성 특위를 만들어 2년 뒤 총선에서 20∼40대 국회의원 후보를 전체 30%까지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권 전 비대위원과 장 의원 외에도 20대인 박영훈(28) 전국대학생위원장도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동학(40)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당대표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당에 들어온 뒤 20년 동안 한국 정치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식으로 흘러간다는 걸 알게 됐다”며 “양당 기득권이 누려왔던 것을 다 내려놓는 정치개혁에 온몸을 던져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청년 정치인’이라는 같은 범주로 묶이지만, 이들 사이의 ‘차별화’ 경쟁 역시 치열하다. 장경태 의원은 “대학생위원회부터 전국청년위원회까지 청년당원과 함께 실력을 쌓아왔다”며 ‘청년 대표성’을 강조한다. 반면, 권 전 비대위원은 “청년들만 아니라 세입자로 살아가는 시민들과 1인 가구, 프리랜서 등 비정형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다”며 ‘세입자·1인가구’를 위해 활동해온 이력을 앞세운다.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이 지난해 6월 국회 본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에 대한 견해도 갈렸다. 권 전 비대위원은 “(출마 자격이 없다고) 비대위와 당무위에서 논의했음에도 자신의 출마를 왜 막냐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박 전 위원장이 내왔던 목소리에 관해 판단을 받을 기회가 (전당대회에서) 있었으면 좋겠다”며 당에서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15일 당대표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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