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개막식’에 앞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한·이란 의원친선협회가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의 파장을 놓고 “정부는 진솔한 자세로 충분히 해명하고 필요하면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한·이란 의원친선협회 소속 의원들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에 가서 외교 참사를 또 빚어냈다. 대통령실에서 장병 격려 차원으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하다 해명했지만 파장은 줄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자칫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이란 관계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이란을 적으로 여기고 있다고 오해를 불러일으켜 한-이란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최근 들어서 두 나라 간에 평화로운 관계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마당에, 제3국의 대통령이 불쑥 적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정부는 역지사지의 마음과 진솔한 자세로 이란 측에 충분히 해명하고 필요하다면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오해를 풀 수 있고 덧난 마음을 아물게 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국내에 동결된 이란자금 문제의 해결, 국제 제재와 무관한 대이란 인도적 교역 확대 등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회장을 맡은 한·이란 의원친선협회는 진성준(민주당)·홍석준(국민의힘) 부회장을 포함한 7명의 여야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김 의원은 “이란과 친선을 교류하는 의원들 입장에서 참 황망하다”며 “한국 쪽 의원 7명이 의논을 해서 오늘 입장을 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의 외교적 실언에 대해서 곤란한 입장으로 같은 내용의 회견을 하기는 어렵다고 양해를 구해오셨고, 상처가 덧나지 않고 아물 수 있도록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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