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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전당대회 룰부터 ‘나경원 찍어내기’까지…국힘 휘젓는 ‘윤심’

등록 2023-01-25 20:17수정 2023-01-26 02:41

나경원, 당대표 불출마 선언
“오늘의 정치현실 무척 낯설다”
당내서도 “찍어내기·뺄셈정치”
2019년 8월8일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2019년 8월8일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대통령실·친윤석열계와 갈등하던 나경원 전 의원이 결국 출마 뜻을 접었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하고 룰을 개정하는 데 이어 후보들의 출마 영역까지 친윤계의 실력행사가 이어지자 당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가 정당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어떤 시련 앞에서도 저는 한 번도 숨지 않았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싸웠다”며 “그런 저에게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설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불출마를 압박한 대통령실과 친윤석열계 의원들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친윤계 주도로 개최 시기와 규칙 결정부터 당내 토론 과정 없이, ‘윤심’을 관철하기 위해 추진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해 2월 말과 3월 초에 전당대회를 앞당겨 치르기를 바란다는 윤 대통령의 뜻이 알려진 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윤 지도부는 지난달 일주일 만에 ‘3월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하고 ‘당원 100% 투표’ 도입을 결정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되는 결선투표제도 대중적 인기가 미미했던 친윤 예비후보들을 끌어모아 ‘친윤 지도부’를 세우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기자회견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기자회견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계는 이어 당권주자 ‘교통정리’에 돌입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이었던 권성동 의원은 지난 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고 또 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은 ‘김·장 연대’를 통해 김기현 의원을 ‘친윤 유일 주자’로 내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던 나 전 의원이 출마할 채비를 갖추자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일제히 달려들어 그의 출마를 막았다. 윤 대통령은 ‘출산 시 대출원금 일부 탕감’ 정책 구상을 빌미로 나 전 의원을 해임했고 친윤계 초선 의원 50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는 나 전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사과를 요구했다.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한 윤 대통령의 본심(“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이 드러난 뒤 친윤계 의원들이 나서서 정치적으로 ‘정리’를 해버리는 방식이 재연된 셈이다.

나 전 의원이 출마 뜻을 접자 친윤계와 거리를 두고 있는 당대표 후보들은 유감을 나타냈다. ‘수도권 대표론’을 고리로 나 전 의원과 연대를 모색했던 안철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이)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 국민들의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고 친윤계의 ‘나경원 찍어내기’를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원들의 축제가 되어야 할 전당대회에서, 나 전 의원에 대한 초선 의원들의 집단린치 사태까지 발생했다”며 “국민의힘에 만연하는 뺄셈정치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적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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