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라디오 인터뷰 도중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질문 자체가 그렇다”며 통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홍 시장은 이후 에스엔에스(SNS)에 “내가 마치 한 장관을 시기하는 듯한 무례한 질문을 하기에 인터뷰를 중단한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홍 시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 중 ‘한 장관이 총선에 나와야 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의견이 없어요”라며 “특정인에 대해서 ‘나오라, 나오지 마라’ 그것도 난센스인 게, 총선은 총력전이다. 작대기라도 끌어내야 할 판인데 ‘누구 나오라, 나오지 마라’라고 할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인 김현정 <시비에스> 피디(PD)가 “한 장관이 총선보다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이 정부의 상징처럼 활동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말도 있다”고 하자 홍 시장은 “질문 자체가 그렇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 다음 대화는 아래와 같다.
김 피디 “아니, 아니, 총선에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 그러시길래 제가 질문드렸어요.”
홍 시장 “그러니까 누구를 특정인으로 할 필요가 뭐 있냐 이 말이야. 원 오브 뎀으로 다 하면 되지.”
김 피디 “한동훈 장관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으시는 것 같고.”
홍 시장 “말을 그래 하면 안 되죠.”
김 피디 “방자합니까?”
홍 시장 “이 전화 끊읍시다. 이상하게 말을 돌려가지고 아침부터 그렇게 하네.”
김 피디 “죄송합니다. 아니, 그러면, 홍 시장님, 홍 시장님.”
홍 시장 “전화 끊습니다.”
홍 시장이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끝내자 김 피디는 청취자들에게 “한 장관에 관해서 저희가 질문을 드리겠다고 (홍 시장에게) 질문지도 갔고 했다”라며 “청취자들이 듣고 계시는데 전화를 끊으셔서 저도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했다.
홍 시장은 방송이 끝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가 마치 한동훈 장관을 시기하는 듯한 무례한 질문을 하기에 도중에 인터뷰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총선은 총력전이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라도 나가야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한 (한동훈) 장관을 찍어서 무례하게 질문을 계속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이야기하다가는 설화를 입을 수도 있다고 판단이 되어 인터뷰를 중단한 것”이라며 “인터뷰어가 인터뷰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단정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 시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가 용산 대통령실을 보지 않고 당을 당차게 운영해 나갈 배짱이 있느냐. 그게 없으니까 국민들이 참 안타깝게 본다”며 “총선을 치르려면 물갈이 공천을 해야 하는데 물갈이 공천을 하려면 본인(당 지도부)이 불출마 선언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최근 김기현 대표가 홍 시장에게 “지자체(지방자치단체) 행정에만 전념하라”고 한 말을 놓고선 “내가 그냥 단순한 지자체장이 아니고 작년에 당 상임고문으로 당에서 임명했다. 그 말은 중앙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달라는 말”이라며 “김 대표가 상황 파악이 안 돼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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