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잇단 실언·막말 논란을 빚으며 지난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4일 “제가 회의에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역사문제는 소신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4·3과 백범 김구 선생 관련 발언 등 설화로 당 안팎에서 징계요구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마이웨이’를 외치는 모양새다. 특히, 자신은 올 초 전당대회 기간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에 “구걸하지 않았다”며 같은 당 김기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논란을 키우는 양상이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번 최고위원회의는 그 누구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제 개인적 사유로 불참한 것이란 말씀을 드린다. 현 상황에서 제가 최고위 회의에 나오지 못할 이유 없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백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고 발언한 뒤 논란이 되고, 지난 18일 김기현 대표가 언론 인터뷰 등 대외활동 자제령을 내리자,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바 있다.
태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쓰레기, 돈비리, 성비리 민주당’이라는 야당 비판은 업무상 해프닝이었고 역사문제는 소신대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당원이 선택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서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겨냥해 Junk·Money·Sex(쓰레기·돈·섹스) 민주당, 역시 JMS(기독교복음선교회) 민주당”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뒤 ‘보좌진이 실수로 올렸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선 제주 4·3을 두고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태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저는 여론조사 3%라는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오만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전광훈 목사가 저한테 ‘간첩 같다’고 비난했음에도, 전당대회 기간 동안 제 주변에서 ‘전광훈 목사에게 간첩 발언을 자제하라고 연락해보라’고 한 제안도 저는 단칼에 거절했다. 우리 위대한 당원 지지를 믿고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김기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3·8 전당대회 과정에서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태 최고위원은 전 목사를 겨냥해 “정말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위한다면 조용히 있어 달라. 민주당,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싸우는 우리 당에 해되는 행위를 그만 멈춰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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