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장관들이 7일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관련 당정 회의에서 일제히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방류해도 우려할 것이 없다”고 옹호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관한 정부 대응에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정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 관련 부처 장관들은 이날 국회에서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티에프(TF)’ 확대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해도 “안전 우려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민이) 불안감을 갖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과학자가 일본이 오염수를 계획대로 방출하면 크게 우려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도 “알프스(ALPS·다핵종 제거 설비)를 거친 오염수가 연간 최대량까지 방류돼도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추측과 의혹이 계속되면 우리 어업인, 수산업은 물론 유통·가공·외식업계까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괴담”, “선동”으로 규정하고 야당을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지난주 부산 장외투쟁을 벌이며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로 ‘우리 어민 다 죽는다’며 증명되지 않은 괴담을 주장했다. 생선 등 해산물을 먹으면 위험해지고, 소금값도 오를 것이라는 민주당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여권이 오염수 방류가 문제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부정적인 여론과 무관하지 않다. 이날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벌인 조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관해 ‘정부 대응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7.6%로 나와 ‘신뢰한다’는 응답(29.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조사는 지난 3∼4일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여름부터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다.
이날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염수 방류 저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대한 정부 잠정 조치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키자”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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