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한국방송> 갈무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당 안정화가 아니라) ‘당이 죽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청나라 대신 위안스카이에 빗댄 것을 두고는 “(외교적으로) 뭐가 남느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한국방송>(KBS) 시사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김기현 대표를 두고 “‘(당이) 안정화됐다’고 하는데 ‘당이 죽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당이 주체적인 활동을 하는 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군부 이런 거 하던 분이 성과로 내세운 게 ‘당이 안정됐다’ ‘사회가 안정됐다’ ‘2공화국 혼란을 정리하고 3공화국이 출범했다’ 이런 것”이라며 “고요하다고 안정화된 게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00일간 당 안정화에는 나름 성공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싱하이밍 대사를 가리켜 “위안스카이를 떠올린다는 사람이 많다”고 한 것을 두고는 “싱하이밍이 위안스카이라면 대통령은 뭐냐, 위안스카이가 누구를 압박했느냐, 고종이다. 구한말 혼란 속에서 외교적으로 갈팡질팡한 고종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라며 “싱 대사를 압박해서 국내적으로 나쁜 사람을 만들어도 우리 외교관만 추방당한다. 남는 게 무엇이냐”고 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는 이 전 대표 발언을 방송한 <한국방송>이 “보수 사칭 패널 이준석 전 대표를 초대해서 노골적 편파방송을 자행했다”고 1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사실상 좌파 패널과 다를 게 없는 보수 사칭 패널로 국민에게 유명하다. 어제 방송에서도 회색지대 패널로서 국민의힘은 죽은 정당, 군부정권의 회귀, 이상한 정당 등의 발언을 하며 보수진영을 향해 외부총질을 남발했다”며 “케이비에스(KBS)는 야심한 밤에 송영길·이준석 전 대표를 불러 국민의 눈을 더럽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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