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9일 지원 유세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교훈 후보(왼쪽)를 껴안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밤 11시를 넘겨, 진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페이스북에 ‘더 겸허히 민심을 받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여당의 패배는)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며 “두려운 마음으로, 위대한 국민과 강서구민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썼다. 이어 “한때 집권당이던 저희 민주당의 안일했음과 더 치열하지 못했음과 여전히 부족함을 다시 한번 성찰하며, 국민의 공복으로서 민생, 경제, 안전, 평화, 민주주의 회복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재삼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선거 대승이란 결과가 자칫 총선을 앞두고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는 만큼 ‘로우키’로 메시지를 낸 것이다. 단식 이후 아직 집에서 회복 중인 이 대표는 이날 지도부가 모여 개표 상황을 관람한 선거 캠프상황실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고도 밝혔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번진 당 내홍을 ‘통합’으로 수습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는 “오로지 국리민복만을 위해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 복원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국민께서 기대 속에 내일을 준비하실 수 있도록 희망의 불씨를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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