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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구호’ 걷어낸 민주 ‘나에게온당’ 펼침막에 당내 비판 목소리

등록 2023-11-17 19:14수정 2023-11-17 19:48

“권리만 누리고 싶어하는 존재로 대상화” “청년 비하로 읽혀”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공개한 펼침막 시안.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공개한 펼침막 시안.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2030세대를 겨냥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의 문구를 담은 펼침막을 내걸기로 했다. 하지만, 공개된 문구에 당 일각에선 “청년 비하로 읽힌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은 17일, 당 사무처 명의로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오는 23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민주당이 들어가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는 캠페인”이며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세대 위주로 진행”된다고 민주당은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23일까지, 티저(호기심 유발) 펼침막을 거리에 게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이 게시하라고 한 펼침막은 모두 네 종류로, 이 가운데 ‘필수 게시용’ 펼침막엔 “나에게온당”이라고 적혔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민주당’이라는 취지를 2030세대가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그 밖에도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라고 적힌 펼침막 세 개 가운데 한 종류도 반드시 게시하라고 요청했다. 네 가지 펼침막엔 모두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초록색 대신 다양한 색이 들어가고, 당명 역시 눈에 띄지 않게 디자인했다.

이들 문구가 공개되자, 민주당 안에선 ‘청년 비하’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한겨레에 “청년 당사자로서 청년들을 권리만 누리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존재들로 대상화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의원실 보좌관도 “청년 비하 문구로 읽혀서 걱정된다”고 했다. ‘정치는 모르겠고’ 같은 표현은 정치 혐오로도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이런 지적에 민주당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는 정치에 무관심했던 유권자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판을 벌이겠다는 취지”라며 “‘민주’나 ‘평화’, ‘민생’ 등 민주당에서 쓰던 용어를 배제하고 기존의 정치 문법으로 접근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청년층에게 구애하는 총선 전략과 정책들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22일엔 이재명 대표가 청년들과 만나는 간담회를 연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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