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박람회 다녀온 두 의원 ‘뭇매’

‘불법 사행성 게임장 척결 점검을 위한 지방경찰청 생활안전·형사과장·광역수사대장 연석회의’가 3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 이목희 위원장 “김재홍 의원 윤리위 제소”
야, 홍준표 의원 “박형준 의원 겨냥 내부감찰 해야”

게임 관련 협회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미국 게임박람회를 다녀온 김재홍 열린우리당 의원과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각 당 내부에서 강한 비판론이 일고 있다.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움직임까지 나온다.

이목희 열린우리당 전략기획위원장은 30일 “국회 문광위 차원에서 결정한 출장이 아니라 게임협회 스폰서를 받아서 갔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두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 게임산업 문제를 놓고 문광위 내부에서 논란이 일었는데도 관련 협회의 도움으로 해외시찰을 간 것은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고 말했다. 당시 국회 문광위원장이던 이미경 열린우리당 의원도 “두 의원의 해외시찰은 문광위 차원의 공식적인 행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재홍·박형준 의원은 지난해 9월 전자게임사업자협회 후원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사행성 게임 박람회인 ‘글로벌 게이밍 엑스포’에 참석했다. 특히 박 의원은 현지에서 경품용 상품권 업체인 안다미로의 전시장을 방문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부산 국제 디지털 문화축제’에 아케이드 게임 관련 단체가 1억원의 협찬금을 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두 의원은 지난해 문광위 법안심사소위에서도 사행성이 짙은 게임을 도박으로 분류해 제재를 강화하자는 문화부의 의견에 나란히 제동을 걸기도 했다.

한나라당에서도 ‘선 내부 감찰론’이 제기됐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에 드리는 고언’이라는 자료를 내어, “‘바다이야기’와 관련해 거명되고 있는 당 소속 일부 인사들에 대한 자체 감찰을 실시해야 한다”며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당 내부에선, 홍 의원이 박형준 의원을 겨낭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홍 의원은 또 “지금 즉시 감찰을 실시해 그 결과를 국민 앞에 공표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그런 조처를 취해야 당이 참정치 실천운동을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재홍·박형준 의원은 “미국 게임박람회 시찰은 공식 출장으로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임석규 권태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