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창조한국당 창당대회에서, 함께 공동대표로 뽑힌 이용경 전 케이티(KT) 사장, 이정자 녹색구매네트워크 상임대표와 손을 맞잡고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이명박 겨냥 “기업인 부패는 유신시대로 충분”
“단일화 시기상조” 정책연합하며 여론 살필듯
“단일화 시기상조” 정책연합하며 여론 살필듯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창조한국당이 30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문 후보가 다음달 4일 지명대회에서 창조한국당의 대통령후보로 추대되면 문 후보의 발걸음이 더 빨라질 태세이다.
■문국현, 공동대표에 대통령후보까지=대의원과 문 후보 지지자 등 200여명이 모인 이날 창당대회에서 문 후보는, 이용경 전 케이티(KT) 사장, 환경단체인 녹색구매네트워크의 이정자 상임대표와 함께 창조한국당의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문 후보는 또 창조한국당의 대통령후보로도 추천받았다. 창조한국당은 당원들과 참여를 희망하는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후보자 지명 찬반투표를 인터넷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당 대표로 선임된 문 후보는 깨끗함을 내세워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공동대표로 같이 선임된 이용경 전 케이티 사장을 “전세계에서 존경을 받고 혁신을 선도하던 분”이라고 치켜세운 뒤 “기업인들도 존경받을 시대가 됐다. 기업인들이 부패나 비리의 상징이었던 시대는 유신독재로 충분했다”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문 후보는 또 “연간 200조원이 넘는 건설 사업에서 부패행위로 쓰인 70조원 정도를 절약해 국민에게 돌려주고 교육에 투입하는 게 사람 중심 진짜 경제를 믿는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12월19일은 깨끗하고 따뜻한 번영을 추구하는 대한민국이 재탄생하는 날, 부패를 종식하는 반부패 기념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의 향후 행보는?=문 후보는 11월4일 창조한국당의 대통령후보로 공식 선출될 예정이다. 당장의 관심거리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다. 문 후보 쪽은 단일화의 요건으로 ‘가치와 비전’을 내세우며, “생각이 다른데 대선 승리를 위해 무조건 함께할 수 없다”는 ‘원칙’을 얘기한다.
그러한 이유에서 당 대 당 통합보다는 정책연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단일화를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게 문 후보 쪽의 전체적인 분위기다. 문 후보로서는 현재 정동영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나는 상황에서 단일화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해 봤자 유리할 게 없다는 생각을 내심 갖고 있다.
문 후보 진영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 문제를 ‘치킨게임’(마주보고 차를 몰다 먼저 피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에 비유했다. 후보등록 시점인 11월25일 이전까지의 지지율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사람 쪽으로 자연스럽게 단일화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내부에선 단일화를 통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시소게임으로 갈 수 없다면 반드시 단일화를 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문 후보 쪽이 정책연합을 강조하는 것은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다. 문 후보는 대선 승리 여부와는 상관없이 총선에서의 독자세력화를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창조한국당이 대선을 위한 일회용 정당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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