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오전 열린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을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국감 답변…“김경준 귀국 음모설, 지겹지도 않나”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내심으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문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국감에서 “정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느냐”는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뭐, 솔직히 답변해도 된다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심 의원이 재차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 이외에 지지할 생각이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과 같은 취지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그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속마음을 물은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문 실장은 이어 “그말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당선 안 되길 바란다는 뜻이냐”는 후속 질문을 받고는 “네, 지금 답변이 적절하지 않을지 모르지만요”라고 답했다.
문 실장은 또 “이 후보가 다스의 실소유주로 드러난다면 공직자 재산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셈이 되기 때문에 당선돼도 무효 사유인데 알고 있느냐”는 김종률 통합신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사실일 경우, 그리고 처분 결과에 따라서,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렇다”고 답했다.
문 실장은 심재철 의원이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경준씨의 귀국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 등과 관련해 청와대의 음모기획설을 제기하자 “음모니 공작이니 하는 소리 좀 그만 하라. 지겹지도 않느냐”고 정면으로 공박했다. 그는 “청와대가 공작을 하는 것이라면 미국 국무부와 법무부도 정치공작을 하는 것이냐”며 맞받았다.
문 실장은 “변양균-신정아 사건이 권력형 비리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이라면 그렇게 볼 수 있다.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강희철 기자, 연합뉴스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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