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맨 왼쪽) 전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새해 인사차 방문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YS집 세배 온 의원들로 북적
DJ “이렇게 처참한 패배 처음”
DJ “이렇게 처참한 패배 처음”
10년 만의 정권교체 뒤에 맞은 새해 첫날엔 전직 대통령들의 표정도 엇갈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은 이른 아침부터 세배 손님을 맞느라 부산스러웠다. 아침 7시30분 황인성 전 총리를 시작으로, 김수한·박관용·김덕룡·박희태·강재섭·김무성·이재오·권영세·나경원·김영선·정몽준 등 전·현직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박세일·이각범 등 청와대 시절 수석 및 장·차관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기수 비서실장은 “아침부터 현역 의원들이 많이 다녀가 안내하기에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며 “한나라당이 대선을 이기고 올해에는 총선도 있어서 그런지 정치지망생 등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손님들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 시대를 맞아 새롭게 시작하자’는 덕담을 건넸다”고 전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침통한 새해 첫날을 맞았다. 김 전 대통령은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진 것은 처음이다. 박정희 정권이 탄압할 때에도 이렇게까지 지지 않았다”며 범여권의 분발을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동교동 자택을 찾은 오충일 대표 등 대통합민주신당 지도부에게 “국민도 여야가 균형있게 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국민의 그런 생각을 지지로 끌어오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견제세력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정부 시절 장·차관 등 80여명과 함께 김대중도서관에서 신년하례회를 열고,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민주주의에 적신호가 온다. 민주·개혁세력이 반성과 시정의 기미를 안 보이면 다시 한번 국민이 무서운 채찍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권노갑·김상현·김옥두·설훈·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차례로 방문해 새해 인사를 했다.
임석규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