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17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신임 최고위원들과 함께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흥수 전 농림부장관, 정균환 , 김상희 전 최고위원, 김효석 원내대표, 손 대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홍재형, 유인태 의원. 박명광 신임 최고위원은 사정상 불참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강금실·정균환 등 7명 “쇄신 기대 저버려” 시끌
“어이없다.” 17일 손학규 대표가 내놓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새 최고위원 명단을 전해 들은 한 수도권 출신 의원은 “쇄신을 하겠다더니 지난 일주일 동안 뭘 고민한 것인지 모르겠다.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다”고 했다. 지도부의 인적 쇄신을 바라던 기대치에 한참 못미친다는 뜻이다. 이날 우상호 대변인은 새 최고위원에 강금실 전 공동선대위원장, 박홍수 전 농림부장관, 김상희 전 최고위원, 유인태 의원, 박명광 의원, 홍재형 의원, 정균환 전 최고위원 등 7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당연직인 손 대표와 김효석 원내 대표를 포함해 9명의 최고위원회가 구성됨으로써 당 지도부가 꾸려졌다. 인선배경에 대해 우 대변인은 “강금실·박홍수 두 분은 외부 영입 케이스로, 홍재형 의원은 충청도, 박홍수 전 장관은 영남과 농민, 김상희 위원은 여성, 유인태 위원은 수도권 중진 배려 차원이고, 박명광 정균환 위원은 경륜과 능력을 높이 산 것”이라며 “쇄신을 위한 안정에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애초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송영길, 임종석 의원은 당 안팎의 비난 여론을 의식해 막판에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최고위원들의 면면을 찬찬히 뜯어 보면 철저한 지역·계파 안배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홍 의원은 지난 해 대선후보 경선 때 손 대표를 지지했고, 정 위원은 이번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손 대표를 밀었다. 박명광 의원은 당내 최대 계파인 정동영계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포함됐다고 한다. 최고위원회의 평균 연령은 59.6살이나 되는 반면, 당내 쇄신 여론을 대변할 소장층은 한 명도 없다. 지난 대선 참패의 책임이 있는 기존 최고위원 2명(정균환·김상희)은 각각 경륜과 여성 배려라는 명분을 내걸어 다시 지도부에 앉혔다. 외부 영입이라는 2명(강금실·박홍수)은 각각 지난 대선 때 공동선대위원장과 통합신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내 ‘외부’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당내에선 이번 최고위원 선임 결과를 볼 때 공천 쇄신도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