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건·박상돈, 신당 탈당 자유선진당으로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을 탈당한 유재건·박상돈 의원이 이회창 전 총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에 합류했다.
박상돈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통합신당 탈당 기자회견을 연 뒤, 전날 탈당한 유재건 의원과 함께 서울 남대문 자유선진당 창당준비위 사무실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했다.
유재건 의원(서울 성북갑)은 15대 총선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내리 3선을 했고, 열린우리당 의장, 당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장, 국회 국방위원장 등을 역임한 중진이다. 박상돈 의원(충남 천안을)은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중도통합민주당에 합류했다가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옮겨온 ‘김한길 그룹’에 속한다. 두 의원은 열린우리당 시절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에서 각각 대표와 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두 의원의 자유선진당 행에 대해 당내에서는 ‘총선용 당적 이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유재건 의원은 불출마 압력을 받는 등 공천 받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자유선진당 비례대표로 내정됐다는 설도 돌고 있다. 충청권인 박상돈 의원은 통합신당보다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자유선진당 쪽을 기웃거린 지 오래다. 우상호 통합신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매우 유감이고 불쾌하다. 이런 정치 행태에는 곧 철퇴가 내려질 것”이라며 평소와 달리 과격한 논평을 내놓았다. 두 의원은 자유선진당 입당 회견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응하는 네모 반듯하고 실력 있는 야당이 있어야 한다”(유재건),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좌절하는 일이 벌어질까봐 우려하던 차에 새롭게 희망을 걸 수 있는 자유선진당에 몸담게 됐다”(박상돈)고 말했다.
이들의 ‘철새’ 행보로 통합신당 의석은 135석으로 줄었고, 자유선진당은 10일 합당이 예정된 국민중심당과 합칠 경우 현역 의원 7명을 확보해, 민주당(6석)을 제쳤다. 특히 두 당의 합당을 전후로 통합신당 충청권 의원들 가운데 후속 탈당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후속 탈당 규모에 따라 통합신당은 총선 기호 1번을 한나라당(130석)에 내주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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