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로 단독 등록…박상천 막판에 양보
‘간판’은 민주당이, ‘옥새’는 대통합민주신당이 얻어냈다.
11일 통합을 선언한 두 당은 당명을 ‘통합민주당(약칭 민주당)’으로 하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손학규 대표를 단독 대표로 등록하기로 했다. 정치적으로는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지만 법적 대표는 손 대표인 셈이다.
당명을 민주당으로 하는 데엔 별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국민들에게도 낯설지 않고 통합의 상징성도 있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선관위 대표 등록 문제는 막판까지 통합협상의 뜨거운 쟁점이었다. 통합이 설 연휴 이후로 지연된 것도 이 문제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끝까지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로 선관위에 등록할 것을 요구했다. 선관위에 등록되지 않은 정치적 대표는 권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여기엔 17대 총선의 ‘아픈 추억’도 작용한 것 같다. 민주당은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선거대책위원장의 공천장 직인을 둘러싼 ‘옥새분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분쟁이 발생하면 선관위에 등록된 대표가 유리하다는 것을 민주당은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
하지만 통합신당 쪽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완강하게 버텼다. 손 대표도 법적 대표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배수진을 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상천 대표가 한발짝 물러섰다. 박 대표는 “총선은 다가오는데 이 문제 가지고 오래 논의할 수가 없어서 민주당이 양보했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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