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 12명 구성 출범
‘시골의사’ 박경철·역사학자 이이화…외부 몫 7명 ‘쇄신공천’ 해낼지 주목
통합민주당이 19일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총선 채비를 갖췄다. 한나라당에 비해 20일 이상 늦어진 터라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판이다.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공심위에는 외부에서 박재승 위원장 등 7명, 당내에서는 이전 대통합민주신당 몫 2명, 옛 민주당 몫 3명을 더한 5명이 참여했다.
12명의 공심위원 중 단연 눈길을 끄는 사람은 황태연 동국대 교수다. 황 교수는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디제이(김대중-김종필) 연합’의 타당성을 역설하며 김 전 대통령의 ‘지역등권론’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그러나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후보 교체를 주장하는 ‘후보 단일화’를 옹호했고 지난해 대선 때는 <조선일보> 기고 등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황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을 말살하고 ‘대잡탕 정당’을 만드는 데 앞장선 결과 대선에서 패했다. 이는 과거 디제이가 민주당을 분당해 나와 평민당을 만들어 노태우에게 정권을 헌납한 것과 같은 정도의 죄악”이라며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의외의 얼굴도 여럿 포함됐다. 증권가에서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박경철 원장(의사)은 영남 배려 케이스로 공심위에 들어갔다. 역사문제연구소장을 지낸 이이화씨는 ‘재야 역사학자’로 널리 알려졌다. 비전공자이면서도 전공학자들 못지 않은 열정과 노력으로 22권 분량의 <한국사이야기>를 비롯해 수십권의 저서를 냈다. 그 역시 박재승 위원장 못지 않게 깐깐한 성품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박 위원장과는 평소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인병선씨는 자연인 인병선보다 “껍데기는 가라”로 기억되는 ’신동엽 시인’의 부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에 ‘짚풀생활사박물관’을 열어 우리 전통생활 속의 짚풀문화를 보존하고 재현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정해구 교수는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당의 정책 쪽에 조언을 많이 한 경우이고, 장병화 대표는 독보적 친일문제 전문가였던 임종국 선생의 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다. 김근씨는 김대중 정부에서 <연합뉴스> 사장, 노무현 정부에서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사장을 지냈다.
이들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정치와 비교적 거리가 멀거나 ‘관망자’였던 이력 때문에 참신하다는 평가도 일부 있지만, 개혁성이나 참신성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들의 ‘아마추어리즘’이 박재승 위원장의 소신과 어떤 조화를 이뤄낼지 기대반 우려반이라는 시선도 많다.
특히 외부가 7명으로 다수이긴 하지만, 외부 위원 1명만 의견을 달리 하면 곧 6대 6으로 가부 동수가 된다는 점을 들어 공천 과정의 난항을 예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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