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및 18대 총선 불출마 방침을 밝히고 있다. 단병호 의원실 제공
탈당·총선 불출마 회견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20일 아침 집을 나서면서, 현관 앞에 붙어 있는 ‘민주노동당 당원의 집’이라는 스티커를 뗐다. 그는 이날 탈당 및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그걸 제 손으로 떼고 나왔다”며 울먹였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단 의원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국회에 들어간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 당 위기의 본질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실패가 첫번째인데, 민주노동당은 위기의 본질을 통찰하고 있지 못하다”며 탈당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노총 지도위원도 사퇴했다.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위원장, 민주노총 3~4대 위원장을 지내며 노동운동의 ‘대부’라는 이름을 얻은 단 의원의 탈당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에 던지는 충격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 의원은 “현실적으로 진보정당이 단일한 대오로 가기에는 너무 많은 게 누적돼 왔다”고 말했다.
단 의원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난 뒤 탈당계를 제출할 계획이며, 심상정·노회찬 의원의 ‘진보신당’ 창당 흐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저는 이제 한 사람의 평범한 노동자로 돌아가지만, 정치활동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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